연기금, 삼성전자 주식 대거 매수 전환…52주 신고가 경신
국민연금을 포함한 주요 연기금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벤치마크 조정이 맞물리며 자금 흐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연기금은 9월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약 3,145억 원 규모 순매수했다. 직전 석 달 연속 순매도세(총 1,080억 원 매도)와는 확연히 다른 움직임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하락했으나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해 장중 8만6,2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자산배분 조정과 매수 여력 확대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부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사전에 정해둔 자산군별 목표 비중 탓에 공격적인 매수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 비중은 2029년까지 매년 0.5%포인트씩 축소해 최종 13% 수준까지 줄이는 대신, 해외 주식 비중은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대와 미국 기술주의 성장으로 해외 주식 평가액이 급증하면서 자산 구조가 달라졌고, 국내 주식 매수 여력이 다시 확보됐다. 실제로 해외 주식 비중은 2021년 말 27%에서 지난해 35.5%로 커진 반면, 국내 주식 비중은 같은 기간 17.5%에서 11.5%로 크게 줄었다.
벤치마크 조정·연금개혁도 호재
국민연금이 최근 코스피 벤치마크 지수를 세부 조정한 것도 삼성전자 보유량 증가에 힘을 보탰다.
앞서 국민연금은 대형주 위주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2021~2022년 벤치마크 종목을 확대했는데, 이에 따라 삼성전자 비중 축소 작업을 마무리했고, 구조상 다시 매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이다.
또한 정부가 추진한 연금개혁 역시 매수 여건을 뒷받침했다. 올해 4월 열린 ‘2025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고 기대수익률을 1% 상향 조정하면서 적립 기금 규모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기금은 기존 2053년 1,200조 원대에서 최대 3,600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