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훈풍 타고 국내 반도체株 상승… 하반기 증시 주도 업종 기대
AI(인공지능) 반도체 대표 기업 엔비디아가 뉴욕 증시에서 강세를 이어가자 국내 반도체주 전반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증권가는 하반기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가 주도 업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1일 오전 11시 14분 기준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750원(2.09%) 오른 8만 5,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2.88%), 심텍(8.62%), 에이팩트(8.25%), 퀄리타스반도체(6.39%), 어보브반도체(5.83%), 티엘비(12.04%), 디아이(18.16%), 고영(7.13%) 등 주요 반도체 종목도 일제히 상승세다.
엔비디아 시총 4조5000억달러 돌파… AI 투자 확대 기대
지난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2% 오르며 시가총액이 4조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IB 씨티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AI 분야 자본 지출이 **2조 8,000억 달러(약 3,496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최근 제기됐던 AI 거품론을 잠재우는 분위기다.
국내 반도체주 강세에는 9월 반도체 수출 실적도 힘을 보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한 **166억 1,000만 달러(약 23조 3,769억 원)**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두 달 연속 경신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전월보다 21% 늘었고, 대만 수출은 HBM(고대역폭메모리) 효과로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DRAM 공급 타이트… 가격 상승 기대감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조선·방산·금융 업종이 큰 폭 올랐던 반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다소 줄어든 가운데, 반도체 업종은 3분기 이후 실적 추정치가 상향되며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DRAM 업체들의 재고가 역사적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서버·클라우드 기업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퀄리티 테스트 통과, CXMT의 제한적 증설로 공급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이번 메모리 사이클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가 잇달아 상향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반도체 업종이 유리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반도체·IT 하드웨어·소부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 원으로 유지하며 “2016년 이후 9년 만에 장기 실적 개선 흐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할 것”이라며, “2022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8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김형태 연구원은 “3분기 매출액은 24조 5,000억 원, 영업이익은 11조 3,000억 원으로 기대치를 웃돌 전망”이라며 “HBM 장비 투자 확대, 계약 관련 불확실성 해소, 가격 정책 유지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소부장 관련주도 주목
하나증권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김록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1c(10나노 6세대) 전환에 나설 예정인 만큼, 전공정 장비 업체 투자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하나증권은 소부장 관련 기업으로 파크시스템스, 주성엔지니어링, 피에스케이홀딩스, 테스, 브이엠 등을 유망 종목으로 분석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