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다시 10만 달러 지지선을 내주며 급락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와 금리 인하 기대 약세가 겹치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냉각되는 모습이다.
14일 인베스팅닷컴 기준 오전 10시 48분, 비트코인은 9만 9,257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이달 들어 세 번째로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에서도 가격은 1억 5천만 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전날 대비 약 2% 내려간 수치로, 지난 5월 이후 약 반 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주요 알트코인 역시 줄줄이 하락세다. 이더리움은 6~7% 급락하며 원화 기준 500만 원 아래로 내려갔고, 솔라나·도지코인 등도 4~6% 떨어졌다. 리플은 현물 ETF 론칭 소식에도 불구하고 3% 이상 밀렸다. 국내외 가격차를 의미하는 김치 프리미엄도 1%대로 줄어들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분위기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미국발 불확실성이 자리한다. 셧다운이 길어지면서 연준이 고용·물가 등 핵심 경제지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신중한 스탠스’가 이어지며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되식고 있다. 뉴욕증시도 기술주 중심으로 1~2%대를 잇달아 하락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수십억 달러가 빠져나가며 상승 흐름이 끊겼다는 평가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24시간 기준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서 청산 규모는 5억 달러를 넘었으며, 그중 비트코인이 1억 6,500만 달러로 비중을 크게 차지했다. 대부분 롱 포지션 청산이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본격적인 약세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10x리서치는 “ETF 유입 둔화, 장기 보유자 매도, 개인 투자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하며 다음 주요 지지선으로 9만 3,000달러를 지목했다.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비트에서도 9만~9만 5,000달러 구간의 풋옵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더 깊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미국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는 “시장 충격 상황이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이 최대 5만 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일부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산업 기반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들어 “조정 이후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신중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가상자산 공포·탐욕지수는 16포인트를 기록하며 ‘극심한 공포’ 영역을 이어가고 있다. 변동성이 커지고 주요 지지선이 무너지는 흐름 속에서, 향후 금리·정책 변수에 따라 하락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