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Coinbase), 제미니(Gemini)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주가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코인베이스와 제미니, 불리쉬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종목들은 최근 3개월 사이 주가가 최소 40%에서 많게는 6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10월 기록한 고점 대비 35% 이상 하락하며 8만 달러 선마저 무너지자, 실망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났고 거래량도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다.
◆ 거래 수수료 의존 구조…거래 감소가 곧 실적 악화
거래소들의 부진은 수익 구조와 직결돼 있다.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소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매매 활동이 줄어들면 실적이 곧바로 타격을 받는다.
오웬 라우 클리어스트리트 애널리스트는 코인베이스의 지난해 4분기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감소한 2,64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월 들어 시장 참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이번 분기 실적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날 187.86달러까지 밀리며 최근 1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기관 투자자 비중이 높은 거래소 불리쉬 역시 1월 거래량이 전년 대비 약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악재보다 무서운 건 무관심”…자금은 AI·금으로 이동
이번 하락장이 과거와 다른 점은 뚜렷한 단일 악재가 없다는 점이다. 2018년의 강도 높은 규제나 2022년의 거래소·프로젝트 연쇄 파산과 달리, 이번에는 투자자들의 피로감과 무관심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터 크리스텐슨 씨티그룹 디지털자산 리서치 이사는 “상승장에서는 포모(FOMO·소외 공포)가 거래를 촉진하지만, 모멘텀이 사라지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빠르게 식는다”고 설명했다.
자금은 가상자산을 떠나 다른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각광받는 인공지능(AI) 테마, 예측 시장, 그리고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나 스포츠 베팅 등으로 투자금이 분산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시장 데이터 업체 카이코(Kaiko)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거래 활동은 2021~2022년 하락장 수준으로 위축돼 있다.
◆ “회복까지 최소 수개월”…침체 장기화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침체 국면이 단기간에 끝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카이코의 로렌스 프라우센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전체 사이클의 약 25% 지점에 위치해 있다”며 “고점 이후 3개월이 지난 만큼, 의미 있는 회복이 나타나려면 앞으로 최소 6~9개월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토다로 니덤앤컴퍼니 애널리스트 역시 제미니의 흑자 전환 시점이 기존 예상이었던 2027년보다 늦춰져, 2028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